맥아부터 유리병까지 비용 급등…독일 맥주도 비싸진다

입력 2022-06-15 14:58   수정 2022-07-10 00:02



1884년 5월 독일 뮌헨에선 사흘간 '맥주 폭동'이 일어났다. 루드비히 1세 국왕이 맥주세를 인상하자 서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 등으로 독일 맥주업계는 오랫동안 가격 인상에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조만간 독일에서 맥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전쟁 여파로 맥아(싹을 틔운 보리) 가격이 2배가량 급등하는 등 원재료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맥아, 유리병, 금속 병뚜껑 등의 가격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독일 맥주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홀거 아이첼 독일 양조협회장은 "많은 맥주업체들이 생존 위협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럽 전역에서 제조업체들은 원가 상승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37.2%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7.4%)보다 컸다. '맥주의 나라' 독일에선 맥아 등 맥주 원재료와 각종 포장재 가격이 급등했다. 우크라이나전쟁으로 공급망이 붕괴된 탓이다. 우크라이나 유리공장은 문을 닫았고 보리 수입도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보리 공급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독일 바이에른주 밀텐베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을 운영하는 맥주업체 '파우스트'는 내년부터 기존 보다 두 배 높은 가격에 맥아를 공급받기로 했다. 금속 병뚜껑 가격은 75% 높아지고 플라스틱 포장재와 유리병 비용은 각각 50%, 30% 늘어난다. 운송비와 인건비, 에너지 비용 등도 부담이다. 독일 맥주업계가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양조장협회는 올해 맥주 가격이 30%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최대 맥주 회사 라데베르거는 "원재료 부족으로 인한 추가 가격 상승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올 가을께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맥주 축제인 독일 '옥토버페스트'에선 맥주 가격이 3년 전(리터당 13.37유로) 보다 평균 15% 인상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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